최근 몇 년 사이 온라인 서점의 리뷰 문화가 크게 달라졌다. 과거에는 책을 다 읽고 짧은 감상이나 한 줄 평을 남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지금은 출간 전부터 미리 책을 받아 본 전문 서평단의 글이 상단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신간 목록을 둘러보다 보면 수십 개의 서평이 마치 추천사처럼 도배되어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한다. 그런데 막상 그 리뷰들을 유심히 읽어보면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보다는 ‘작가의 이전 작품과의 비교’나 ‘책을 읽게 된 계기’에 대한 서술이 더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30대라면 특히나 책을 고르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출퇴근 시간과 주말의 짧은 여가 시간을 쪼개 책을 읽는 독자에게, 잘못된 리뷰 선택은 시간과 돈의 낭비를 넘어 독서 의욕 자체를 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리뷰와 서평을 바라보는 시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서점에 등록되는 짧은 평점은 책을 사고자 하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별 다섯 개 중 네 개 이상이면 일단 안심이 되고, 세 개 이하면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평점이 과연 책의 내용을 정확히 반영하는지는 의문이다. 책에 대한 평점은 음식점이나 여행지에 대한 평점과는 다르게 작동한다. 음식점은 대부분의 사람이 비슷한 기준으로 맛을 평가하지만, 책에 대한 평가는 독자의 삶의 경험, 현재 관심사, 읽는 속도, 심지어 읽는 당시의 기분까지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같은 책이라도 어떤 이에게는 인생을 바꾼 책으로 기억되지만, 다른 이에게는 지루한 문장의 나열로 남을 수 있다. 그래서 평점 하나만으로 책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서평단의 글은 또 다른 층위에서 접근해야 한다. 서평단은 보통 출판사에서 선정한 독자들로 구성되며, 이들은 책을 받는 조건으로 일정 분량 이상의 서평을 작성해야 한다. 이 구조는 자연스럽게 서평의 성격을 규정한다. 책을 받은 데 대한 부담감과 책을 소개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섞인 글은 객관적인 평가보다는 소개와 홍보에 가까워지기 쉽다. 물론 모든 서평단의 글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날카로운 비판을 서슴지 않는 서평단도 많고, 오히려 일반 독자보다 더 깊이 있는 해석을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중요한 것은 서평단의 글은 ‘도서 소개’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평단의 글을 읽을 때는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에 집중하고, 서평단이 내린 긍정적 평가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신간을 고를 때 리뷰를 어떻게 걸러 읽어야 할까. 실제로 독서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대화를 관찰해보면 의외의 기준이 드러난다. 그들은 평점이나 서평의 분위기보다 ‘리뷰에 등장하는 문장의 구체성’을 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리뷰가 ‘이 책의 3장에서 다루는 사례가 특히 인상 깊었다’라거나 ‘후반부의 전개가 다소 아쉽지만 중반까지의 몰입감은 훌륭하다’처럼 책의 특정 부분을 짚어내는 경우, 그 리뷰는 상대적으로 신뢰할 만하다. 반면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나 ‘모두에게 추천합니다’와 같은 감상적인 문구는 사실상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언급이 포함된 리뷰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책의 구조와 성격을 미리 파악하게 해주므로, 자신이 좋아하는 책의 유형과 비교해볼 수 있는 기준점을 제공한다.
책을 고르는 실전적인 방법으로는 세 가지 정도의 접근이 유용하다. 첫째, 긍정 리뷰와 부정 리뷰를 함께 읽되, 극단적인 평점보다는 중간 평점의 내용을 유심히 보는 것이다. 별 세 개나 네 개를 준 독자들은 대개 책의 장점과 단점을 균형 있게 서술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글이 오히려 책의 실제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낸다. 둘째, 리뷰를 쓰는 사람의 다른 리뷰 이력을 확인하는 것이다. 특정 장르만 집중적으로 리뷰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취향을 먼저 가늠해볼 수 있다. 자신이 즐겨 읽는 장르와 비슷한 책을 좋아하는 리뷰어의 글이 발견된다면, 그 사람의 추천은 상당히 믿을 만한 신호가 된다. 셋째, 서평단의 글보다는 출간된 지 시간이 지난 후에 작성된 일반 독자의 장문 리뷰를 우선적으로 참고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서 남겨진 리뷰에는 책에 대한 진정한 기억과 재평가가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한편 책 관련 전시나 행사에 참여해보는 것도 리뷰를 간접적으로 검증하는 방법이 된다. 요즘 많은 도서관과 문화 공간에서는 신간을 주제로 한 북토크나 전시를 자주 연다. 이런 자리에 직접 가 보면 책에 대한 다양한 독자의 반응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출판사가 마련한 자리이긴 하지만, 행사장에서 나누는 대화는 온라인 리뷰보다 훨씬 솔직한 경우가 많다. 특히 질의응답 시간에 나오는 참석자들의 질문 수준을 보면 그 책이 어떤 독자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지 대략적인 감이 잡힌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시기에는 이런 자리가 인맥을 쌓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신만의 독서 기준을 세우는 훈련장이 될 수 있다.
북클럽에 참여하는 것 역시 리뷰를 거르는 좋은 훈련이다. 북클럽에서는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양한 독서 관점을 접하게 된다. 어떤 사람은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에 집중하고, 어떤 사람은 이야기의 사회적 맥락을 분석한다. 이런 토론을 듣고 나면 온라인 리뷰가 얼마나 피상적인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 온다. 또한 북클럽에서 추천받은 책들은 이미 대화를 통해 검증된 책들이므로, 실패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독서 모임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거나 참여하는 습관은 단순히 책을 많이 읽게 해주는 것 이상으로, 책을 고르는 안목 자체를 키워주는 효과가 있다. 혼자서 리뷰를 분석하는 데 지친다면, 사람들과 함께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일정에 포함시켜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결국 온라인 서점의 수많은 리뷰와 평점은 하나의 참고 자료일 뿐,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책을 고르는 최선의 방법은 여전히 서점에 직접 가서 책을 펼쳐보는 것이다. 목차를 훑어보고, 본문 몇 페이지를 읽어보고, 글의 호흡이 자신에게 맞는지 느껴보는 과정은 어떤 리뷰보다 정확한 판단 기준을 제공한다. 도서관에서 신간 코너를 정기적으로 방문하거나, 직장 근처 서점에 들러 베스트셀러보다는 눈에 띄지 않는 책장 구석을 살펴보는 작은 습관이 오히려 더 나은 독서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 리뷰는 책의 문을 여는 작은 손잡이일 뿐이다. 실제로 방 안에 들어가 책의 세계를 즐길지 말지는 결국 각자의 취향과 경험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